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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심조이 바르바라(1813~1839년)

  심조이 바르바라는 인천의 양반 집안에서 태어나 20세 무렵에 홍봉주 토마스와 결혼하였다. 1801년의 순교자 홍낙민 루카는 그의 시조부였으며, 그녀와 같이 체포되어 순교한 홍재영 프로타시오는 그의 시아버지였다. 남편 토마스도 1866년에 순교하였다.

 바르바라는 지능이 아주 낮았다. 그러므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중요한 교리 외에는 배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신앙은 말할 수 없이 굳었으며, 자선심 또한 열렬하였다.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났을 때, 바르바라는 전라도 광주에서 살고 있었다. 시아버지가 그곳에서 유배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많은 교우들이 박해를 피해 자기 집으로 피신해 오자 바르바라는 그들을 헌신적으로 거두어 주었다. 그녀는 조금도 짜증을 내지 않았고, 음식을 아까워하지 않았으며, 그들이 자신에게 짐이 된다는 눈치를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얼마 후 심조이 바르바라는 시아버지를 비롯하여 함께 살던 교우들과 같이 체포되어 전주 감영으로 끌려갔다. 그녀는 체포될 때나 문초를 받는 가운데서도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였다. 뿐만 아니라 건강이 나쁘고 체질이 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 늘어놓은 형구를 볼때나 관장들의 고함 소리를 들을  때도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바르바라는 이후 여러 차례 고문을 당한 뒤 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고 고통을 참아 받았다. 왜냐하면 그 고통은 천주님을 위해 당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가장 무서운 형벌은 한 살 된 막내아들이 굶주림과 병으로 천천히 죽어 가는 것을 보는 일이었는데, 그녀는 신앙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였다.

  마침내 전라 감사는 바르바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사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천주님께서는 처형 때까지 사는 것을 그녀에게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녀는 형벌로 인한 고통에 이질까지 걸렸으며, 스스로 죽음이 가까워진 것을 알게 되자 타당하게 예비한 뒤 죽음을 맞이하였다.

  이처럼 바르바라가 옥중에서 순교한 날은 1839년 11월 11일로, 당시 그녀의 나이는 26세였다. 그 뒤를 이어 그녀의 아들도 몇 시간 후에 숨을 거두었다. 이에 앞서 전라 감사가 조정에 올린 그녀의 사형 선고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심조이는 시아버지에게서 천주교 신앙을 배웠는데, 부부 사이의 정을 끊으면서까지 천주교를 올바른 도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녀는 육신이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하면서 이를 '영혼이 승천하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미 7년 동안이나 천주교의 가르침을 배워 왔으니. 십자가 앞에서 서약한 것을 진실로 바꿀 수 없으며, 죽어도(천주교를 믿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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