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종' 순교자 124위(98)

by mania posted Feb 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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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이봉금 아나스타시아( ? ~ 1839년)

  이봉금 아나스타시아는 1827년 무렵, 이성삼 바오로와 김조이 아나스타시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시 그녀의 부모들은 정해박해로 인해 피신 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일찍부터 어머니에게서 훌륭한 신앙의 가르침을 받게 된 아나스타시아는 나이가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본분을 지킬 줄 알고, 천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할 줄도 알았다. 그녀는 귀여운 신심을 지닌 하나의 작은 천사였다. 그녀는 열 살 무렵에 교리 문답과 아침과 저녁기도를 배운 후 선교사를 만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선교사는 그녀의 나이가 비록 어렸지만, 그 마음에 감동하여 성체를 모시는 것을 허락하였다.

  이후 아나스타시아의 덕행과 신심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났고,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홍재영 프로타시오의 집으로 피신해 갔다가 그곳에서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전주로 압송되었다.

  아나스타시아는 이내 관장 앞으로 끌려 나가 신문을 받게 되었다. 이때 관장이 서양 선교사가 간 곳을 묻자, 그녀는 나이가 어려 선교사의 일은 알수 없다고 대답하였다. 이어 관장이 '천주를 배반하고 욕을 하면 살려 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일곱 살이 되기 전에는 철이 나지 않아서 읽을 줄도 모르고 다른 것도 몰라서 천주님을 제대로 공경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일곱 살 때부터는 천주님을 섬겨 왔으니, 오늘 천주님을 배반하고, 욕을 하라고 하시어도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천 번 죽어도 그렇게는 못하겠어요."

  그러나 이금봉 아나스타시아는 나이가 어려 형벌을 받지 안은 채 옥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이때 그녀의 어머니가 아나스타시아의 신심을 의심하는 체하면서 "너는 틀림없이 배교할 것이다"라고 하자, 그녀는 "어떠한 시련을 당해도 신앙의 가르침에 충실하겠다"라고 대답하였다.

  포졸들과 옥리들은 이봉금 아나스타시아의 나이가 어린 데다가 얌전하였으므로 동정심을 발휘하여 목숨을 건지라고 간청하였으나, 그녀는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또 이후로도 여러 차례 관장 앞으로 끌려 나가 위협을 당하였지만, 결코 여기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러자 관장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그녀에게 고문을 가하도록 하였다.

  아나스타시아는 어머니가 옥중에서 순교하는 장면을 목격해야만 하였다. 그녀는 이제 의지할 데조차 없게 되었지만, 사랑하는 천주님 안에서 힘을 얻고 끝까지 자신의 영웅적인 결심을 지켜 나갈 수 있었다. 그러자 관장은 형리들을 시켜 한밤중에 옥에서 교수하라고 명하였으니, 이때가 1839년 12월 5일에서 6일 밤 사이로, 당시 그녀의 나이는 12세를 넘지 못하였다.